컴퓨터의 2000년 연도인식오류(Y2K)로 인한 최악의 재앙은 전세계에 건설된 433개의 원자력 발전소 및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4400개의 핵탄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섬뜩한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원자로연구교육재단(ST
ARF)의 헬런 M 콜디커트 이사장은 17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에 기고한 ‘하늘이 정말 무너질지 모른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이 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콜디커트는 “원전내 노심(핵연료를 장전하는 용기)과 ‘사용후 연료 저장조’를 냉각시키기 위해 1분당 100만 갤런의 물을 외부전력의 힘으로 순환시키고 있다”면서 “만약 Y2K로 인해 전력공급장치에 이상이 생기고 2개의 예비용 디젤발전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원자로 안에 있는 100t의 핵분열성 우라늄핵이 2시간만에 녹아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Y2K관련 대책회의에서 대통령 직속 Y2K 대책위원회 존 코스케닌 위원장이 돌발적인 정전사고 가능성은 시인했으나 예비용 발전기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에 있는 65기의 원전 전력공급시설도 Y2K 점검을 받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원전에 예비용 디젤발전기가 없어 2000년 이후 큰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핵무기의 조기경보 및 자동통신시스템에 내장된 날짜 관련 칩의 오작동으로 뜻하지 않는 핵미사일 발사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록 미 국방부가 핵무기에 설치된 수백만개의 칩을 점검했지만 단 하나의 칩에서라도 오작동이 발생하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