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린 서울시가 18년만에 ‘실행예산’이라는 비상카드를 꺼냈다.
실행예산은 심각한 경제위기나 천재지변 때 편성하는 것으로 시의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시장직권으로 발효시킬 수 있다. 지난해 통과된 본예산의 집행을 유보시키는 효과도 있다.
서울시는 70년대 말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80년에 실행예산을 편성한 적이 있다.
이번 실행예산은 본예산 9조8천86억7천7백만원에서 1조2천억원을 삭감한 8조6천86억원 규모.
서울시는 1월에 걷힌 시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어들자 4조5천24억원으로 예상했던 올해 시세를 4조24억원으로 낮춰잡았다.
세외수입도 잠실야구장 광고가 유찰되고 서울대공원 등 놀이시설과 주차장 수입이 감소하는 바람에 7천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가 올 연말에 시작할 예정이던 3기 지하철 공사를 내년 상반기로 연기한 것도 이런 사정때문. 한강교량 확장공사도 공기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5월경 1·4분기에 대한 세수분석이 끝나면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키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금을 철저히 징수하고 세원을 새로 발굴, 세수를 최대한 확보토록 노력하겠지만 경제난이 계속되면 큰 폭으로 감소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