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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이야기/21일]매화향기 시샘하는 잿빛하늘

입력 | 1998-02-20 19:33:00


한국계인 일본 아라이의원의 자결 소식에 황현(黃玹·1855∼1910)을 생각한다. 그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난작인간식자인(難作人間識字人·세상에서 지식인 노릇 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경술국치 때 이런 시구를 남기고. 난세에 일부 판사처럼 지식인 행세 별나게 하는 이들 탓일까, 그의 절명시(절명시)가 더욱 또렷이 가슴에 와닿는 것이. 황현의 호는 매천(梅泉). 매화 우거진 샘이란 뜻. 매화는 겨울추위를 이기고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꽃. 이미지가 황현의 고고함과 참 닮았다. 남부지방엔 매화향 그윽하다. 평년보다 한달 일찍 피고 있다고. 그 매화꽃 잎사귀에 봄비 방울 뚝뚝 듣겠다. 강원 산간엔 눈발 흩날리는 곳도. 아침 2∼8도, 낮 5∼12도. 서울 경기 비오다가 오후에 개겠다. 〈이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