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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취향 일색으로 흐르던 TV 오락물에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MBC가 1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가요순위 프로인 ‘인기가요 베스트50’을 폐지해 그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프로는 SBS ‘생방송 TV가요20’ KBS2 ‘가요톱10’과 함께 전화를 이용한 ARS(자동응답시스템)와 투표인단의 집계등으로 매주 가요의인기순위를매겨온 대표적 오락프로. 그러나 10대가 순위를 좌지우지해와 대중문화 ‘거품 인기’의 ‘주범’으로 지적돼 왔다. ‘인기가요…’의 책임프로듀서인 주철환팀장은 “청소년들이 주 시청층을 이루면서 댄스가요 위주로 흘러 발라드 록 트로트 등 가요계의 전반적 흐름을 전달할 수 없었다”며 “순위프로의 폐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댄스 편식’은 조관우 이소라 김종환 등 음반 판매량이 많은 가수들이 순위 프로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기현상을 불러왔다. 일부 댄스그룹의 현란한 옷차림과 몸짓 등이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과 함께 젊은 가수들은 순위를 올리기 위해 음악적 완성도보다 방송 출연횟수에 매달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MBC는 가요순위 프로 대신 24일부터 같은 시간대에 다양한 장르를 내보내는 음악 프로를 신설한다. 연예가 소식을 전달하던 ‘특종 연예시티’(일 오후6.00)도 폐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아름다운 TV 얼굴’을 방영한다. 이같은 MBC의 움직임은 경쟁사의 가요순위 프로를 비롯한 오락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BS는 주로 10대 댄스 그룹을 초대손님으로 출연시켜온 버라이어티 프로인 ‘생방송 충전100%쇼’(금 오후6.10)를 퀴즈쇼 형식으로 바꾸거나 폐지할 방침. 이남기예능국장은 “가요순위 프로도 ARS외에 음반판매량을 적극 반영하는 등 다양한 장르를 소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81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KBS ‘가요 톱10’도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댄스 그룹 중심으로 선정돼온 출연자를 발라드 트로트 등에도 비슷한 비율로 확대할 방침이다. 책임프로듀서인 경명철부주간은 “가요순위 프로는 물론 다른 오락프로에서도 댄스그룹의 출연 비중을 대폭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송관계자들은 “TV3사가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는 게 가요순위 프로의 폐해를 줄이는 지름길”이라며 “방송사의 댄스 편식이 사라질 경우 TV를 중심으로 성장한 댄스그룹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