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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대전 「한밭가든」,아파트내 「작은 문고」

입력 | 1998-01-19 07:46:00


대전 중구 한밭가든아파트 관리사무소 회의실. 12평의 조그만 공간이지만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테이블에 모여 앉은 주부들이 책을 읽고 가끔씩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따뜻하게만 느껴진다. 바로 4천3백여권의 책을 갖춘 ‘한밭아파트문고’다. 이웃간의 대화가 부족하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인정이 메마른 아파트생활 속에 한밭아파트문고는 삶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94년 3월 문을 연 이 문고는 자녀들의 독서지도를 걱정하던 주부 7명이 무료함을 달랠 겸 해서 만든 ‘주부독서 토론회’가 모태가 됐다. 한밭아파트문고의 대출시간은 매주 화, 금요일 오후7∼9시로 운영위원 3명이 번갈아 자원봉사하고 있으며 책구입비에 보태쓰기 위해 바자를 열기도 한다. 이 한밭아파트문고처럼 작지만 이용하기 쉽고 친근함을 느끼게 하는 도서관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운동 때문. 이 운동은 기존의 공공도서관이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집에서 멀기도 하고 외형만 번지르르할 뿐인 공공도서관은 자주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단지내 관리사무소나 경로당 교회 은행 병원 약국 등 조그만 책꽂이와 테이블을 놓을 수 있는 곳에 작은 도서관이 들어섰다. 작은 도서관이 하나 둘씩 늘면서 92년 5월에는 ‘작은 도서관협의회’가 발족했다.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는 작은 도서관을 ‘문고’로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1천3백48개의 문고가 등록돼 있다. 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 김진수(金振壽·37)목사는 “독서문화를 더욱 뿌리내리기 위해 예산지원을 포함해 정부가 작은도서관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345―410―0645 〈송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