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약이 정쟁(政爭) 대상으로 비치고 관련문서가 특정언론에 보도되는 등 협약에 대한 한국내 신인도(信認度)가 국제경제계에서 문제점으로 대두되자 3당후보들은 각기 이의 준수를 다짐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12일 충남지역 거리유세에서 국가 경제가 어려워 돈을 얻어 올 지경이 된 것은 한국에 대한 국제금융계의 신인도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IMF협약의 준수로 이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보의 이같은 언급은 국민회의 김대중(김대중)후보의 재협상론이 대외적으로 국가신인도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압박하는 한편 경제대국 지도자들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다른 후보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그가 이날 유세에서 『대통령 당선자로서 미국 일본 등 관계국 정상들과 비상협상 채널을 열어 난국 수습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런 맥락이다. 국민회의 김대중후보는 IMF재협상발언 파문이 확산되자 12일 조지 소로스 등 국제 금융계 인사들과의 화상회의, 별도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자신의 진의를 적극 해명했다. IMF와의 재협상 발언이 IMF와 정부의 협약파기나 근본적인 재협상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것이 한나라당측에 공격의 구실을 제공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후보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보낸 공한에서 밝힌 대로 기본적으로 협약을 준수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협약이행에 초점을 맞췄다. 또 당안팎에서 거론된 「재협상」은 어디까지나 IMF와 3개월마다 이뤄질 「추가협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김후보는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고 오해의 소지도 있다』며 용어사용에 신중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면서 추가협상이란 IMF도 통상 인정하는 제도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가 12일 IMF협약 준수를 재차 다짐하고 나선 것은재협상 논란으로 야기된국제사회의 의구심을 서둘러 해소하기 위해서다. 정치권의 재협상론이 되레 IMF를 자극하고 국내 외환시장이경색되는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후보는 『기존에 체결된 IMF협약을 준수한다는 전제위에서 추후 상황변화에 따라 국제신뢰도를 바탕으로 새롭게 협의를 진행하면 된다』며 「단계별 협의론」을 제시했다. 국민신당은 현 정부의 국정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대(對)IMF 협상력이나 국제신인도의 하락 방지를위해서는 대통령당선자의 취임전 국정운영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윤영찬·김재호·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