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선거전문기관들에서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한나라당 국민회의 국민신당 등은 제각기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의 목표는 투표율을 7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나 경제파탄으로 인해 선거분위기가 얼어붙은데다 과거처럼 돈도 쓸 수 없는 형편이어서 전망은 어둡게 본다. 서상목(徐相穆)기획본부장은 10일 『75% 이하로 투표율이 떨어지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지구당 조직을 총동원, 유권자들에게 전화 등을 통해 선거참여를 권유하고 언론을 통한 캠페인도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투표율이 6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지역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가장 관심을 쏟는 대목은 이회창(李會昌)후보 지지계층의 투표율. 작년 총선의 투표율도 63.9%로 아주 낮았지만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선전한 것은 야권성향의 젊은층보다는 여권성향의 중년층 이상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았기 때문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분석이다. 따라서 여권성향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안정을 계속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예상투표율 최대치를 75%로 잡았다. 그러나 투표율 하락이 고정지지층이 많고 표 응집력이 강한 김대중(金大中)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통설(通說)」을 가장 경계한다. 중요한 것은 지역별 계층별 투표율이지 무조건 투표율이 낮아진다고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주말부터는 파랑새유세단을 총동원, 김후보 지지도가 높은 수도권의 20,30대 유권자와 영세상인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기권방지 캠페인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또 충청지역에서도 자민련 조직을 중심으로 맨투맨식 전화홍보를 통해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국민신당은 경제파탄으로 인한 이회창후보로부터의 이탈증가 등의 요인으로 부동표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투표율이 과거보다 훨씬 낮은 70%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이인제(李仁濟)후보 지지율 올리기 못지않게 「투표율 올리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후보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20,30대 젊은층의 기권율이 높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국민신당은 투표율과 지지율을 함께 올리기 위해서는 부동표 흡수가 관건이라고 보고 원론적인 참정(參政)캠페인보다 이후보의 「일꾼 대통령론」 「서민대통령론」을 계속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원재·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