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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銀부총재 『한국재벌 과잉-중복투자로 경제위기 자초』

입력 | 1997-12-02 20:03:00


『무조건 긴축을 한다고 해서 경제위기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신뢰(confidence)를 회복하는 것이다』 2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6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조셉 스티글리츠 세계은행 부총재가 밝힌 최근 아시아경제위기에 대한 진단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스티글리츠 부총재의 진단은 △현 경제위기의 원인은 소비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투자를 일삼은 기업에 있으며 △위기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저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한국사례에 맞춰보면 △경제위기의 원인은 재벌들이 투자수익률이 낮은 분야에 과잉 중복투자한데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하는 낮은 성장을 담보로 한 지원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스티글리츠가 보는 아시아 경제위기의 양상은 첫째로 국가의 부채가 많았던 멕시코의 경우와는 달리 국가의 부채보다는 민간부문의 외채가 많다는 것. 스티글리츠는 아시아의 경우 저축률이 높고 소비는 건전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잘못된 투자에서 이같은 부채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의 해법은 신뢰의 회복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경제위기의 문제는 성장률 국제수지 등 거시부문의 운용(fundamentals)에 있는 것이 아니고 시장상황에 대한 참여자들의 심리적 불안에 있으므로 공시제도 강화 등을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건전한 펀더멘틀만 강조하면서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한국 정부가 귀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콸라룸푸르〓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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