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저마다의 슬픈 사연들 〈39〉 우리는 다정한 오누이처럼 손을 잡은 채 밤이 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셨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우리 두 사람은 타오르는 연정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마침내 뜨겁게 입맞추었습니다. 오! 누구라서 알 수 있겠습니까, 남녀를 이렇게 맺어주시는 신의 오묘한 뜻을? 그 사랑스러운 처녀의 감미로운 입술을 한번 맛보게 되자 나는 걷잡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녀의 목덜미와 귓바퀴와 입술에 마구 입을 맞추며 두서없이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손길에 자신의 몸을 내맡긴 채 가늘게 떨고 있던 여자는 잠시 후 나의 귓전에다 대고 속삭였습니다. 『잠깐만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이렇게 말하고 난 그녀는 가볍게 나를 밀쳐내고는 발딱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불을 모두 꺼버렸습니다. 아무래도 그녀는 처음 보는 외간 남자와 환한 불빛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좀 쑥스러웠는가 봅니다. 불이 꺼지자 여자는 어둠 속에서 사각거리며 옷을 벗었습니다. 그리고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 나를 잠자리로 이끌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녀는 내 옷을 벗겨주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깜깜한 어둠 속에 알몸이 된 우리 두 사람은 요 위에 누웠습니다. 요 위에 나란히 눕긴 했지만 처음 한동안 우리는 숨소리만 쌔근거릴 뿐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고국을 떠나 온갖 고생으로 나날을 보내던 중 뜻하지 않게 그 아름다운 처녀를 만나 둘 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나란히 한 이부자리 속에 들게 되었으니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흡사 꿈 속을 헤매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서씌卍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