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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대통령이 금지시킨 공무원들의 골프

입력 | 1997-11-30 19:50:00


내년 3월 이후에는 주말 골프장 예약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지리라는 전망이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공무원 골프금지령이 유지되기 어려울 테고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임직원들이 골프장으로 몰려나오기 시작하면 끗발 없는 주말 골퍼들은 북한산 등산이나 해야 할 판이다. 「대통령인 내가 골프를 안하니 공무원 여러분은 알아서 하라」는 식의 골프 금지령은 사실상 법률적 근거가 없는 조치였다. ▼휴일에 공무원이 산에 오르든 골프를 하든 대통령이 하라 마라 간섭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이렇게 초법적인 골프금지령이 어느 공무원으로부터도 헌법소원을 당하지 않고 5년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공무원 골프의 떳떳하지 못한 행태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통령이 바뀔 때까지 그 사이를 더 못참고 「도둑 골프」를 하다 이번에 감사원에 적발된 공무원 골퍼들을 보더라도 이러한 행태의 일단이 드러난다. ▼대전 엑스포재단 간부는 근무 시간에 직장을 이탈해 유관기관 업체 대표들과 20여차례나 골프를 했다. 한국가스공사 간부는 LNG 인수기지건설 원도급 업체 및 하청업체 간부들과 골프모임을 만들어 가끔 골프를 즐겼다. 다음 정권에서 공무원 골프장 금족령이 풀리더라도 이번에 적발된 것과 같은 불건전한 골프 행태는 공무원 기강 확립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 ▼최근 PC통신 토론방에는 「사기업들은 임직원을 30% 가량 대폭 줄이는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데 나라를 이꼴로 만든 공무원들은 왜 감원하지 않느냐」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실제로 기업 경영자들 중에는 『사기업처럼 정부를 경영하면 공무원을 절반 정도 뚝 잘라내도 별문제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어려울 때일수록 공무원들이 먼저 수범하고 걱정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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