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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3시10분경 영국 에섹스지방 사우스엔드시 사우스엔드병원에 있는 에섹스응급구조대 남부지부 사무실. 커피를 마시며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던 요원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졌다. 에섹스주 쳄스터시에 있는 중앙통제실로부터 남쪽으로 4㎞가량 떨어진 네거리도로에서 승용차 두대가 정면충돌, 여성운전자가 부상했다는 내용의 전화와 함께 출동지시가 떨어졌기 때문. 즉각 2인 1조의 요원들이 구급차에 올라타고 사이렌을 울리면서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이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복잡한 시내도로를 통과,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가량. 현장에는 경찰이 출동,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사고차량 중 여자운전자가 탔던 소형차량은 앞유리창이 모두 깨졌고 운전자는 얼굴에 피를 흘린 채 그대로 앉아 있었다. 요원들은 이 운전자를 바로 꺼내지 않고 먼저 목에 부상이 있는지를 확인한 뒤 간단한 진찰에 들어갔다. 가슴에 통증은 있지만 일단 목 부상은 없는 것을 확인한 이들은 목 보호를 위해 목고정대를 씌웠다. 이어 구급차에 싣고 온 후송용침대를 꺼내 부상자가 차속에서 앉아 있는 각도와 똑같은 각도로 후송용침대를 접어 넣어 운전자를 똑같은 자세로 침대에 앉힌 뒤 구급차에 옮겼다. 요원들은 익숙한 솜씨로 부상자 손가락끝에 자동맥박측정기를 부착한 뒤 그렇게 빠르지 않은 속도로 구급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다. 환자가 사우스엔드병원에 도착, 응급실에서 본격적인 치료와 진찰에 들어간 시간은 오후 3시반경. 신고가 들어온 지 불과 20분만에 치료가 시작된 셈이다. 동승한 응급구조사는 『현장으로 갈 때는 시간단축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사이렌을 울리며 빨리 가야 한다』면서 『그러나 환자가 타면 환자안정과 안전운행이 우선이어서 사이렌을 울리지도 않으며 무리하게 빨리 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를 안내했던 에섹스응급구조대 감사담당관 주디 덕은 『오늘 걸린 시간은 평균수준』이라며 『목부터 점검하는 이유는 부상자의 목을 잘못 다뤘을 경우 하반신마비 등 심각한 교통사고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서 교통사고환자 등 위급환자를 신속하게 응급조치할 수 있는 것은 전국에 독립조직으로 응급구조대가 설치돼 있기 때문. 인구 1백50만명인 에섹스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에섹스응급구조대의 경우 1백30대의 구급차에 4백여명의 응급구조사 및 파라메딕이 배치돼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응급구조사는 쳄스터시에 있는 에섹스응급구조대 본부에서 2개월간 훈련과정을 마친 전문인력이며 파라메딕은 응급구조사가 현장근무 1년이 넘으면 받는 자격이다. 에섹스응급구조대의 경우 긴급상황에서 구조요청을 했을 경우 전체 부상자의 75%가 구조전화를 건 순간부터 8분 이내에 전문인력에 의한 응급구조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 에섹스응급구조대가 쏟는 노력은 엄청나다. 구조전화가 처음으로 연결되는 컨트롤센터는 앰뷸런스 위치 자동추적장치를 비롯, 각종 첨단장치가 설치돼 있다. 또 자체 감사팀은 구조대가 출동했을 때마다 부상자들을 직접 면담, 구조대가 제대로 행동했는지 여부를 보고하도록 돼 있다. 에섹스응급구조대의 부서책임자인 사이몬 이서톤은 『매년 생명이 위급한 환자 1백여명이 응급구조대의 신속한 구조조치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에섹스(영국)〓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