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에 가보고 군사적 위험의 실체가 피부에 와 닿으면서 끝났다고 믿어온 냉전이 또다시 느껴졌습니다. 냉전이 끝난 독일인에게는 이상한 느낌이었습니다』 13일 본사를 방문한 볼프강 기보스키 독일 공보처차관(55)은 판문점을 다녀온 소감을 「특이한 경험」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공보처 초청으로 9일 방한한 기보스키차관은 방송위원회 현대자동차 포항제철 등을 시찰하며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일반적인 상황을 파악한 후 15일 이한한다. 20여년간 여론조사기관을 운영하기도 한 그는 바쁜 일정 중에도 여론조사기관을 방문, 한국의 여론조사기법 등에 관해서도 알아보았다. 『독일에서는 여론조사할 때 정당 중심으로 알아보는데 한국에서는 후보자 중심이라는 점이 차이인 것 같습니다』 그는 여론조사의 정확도는 조사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시기적으로 선거 직전에 이루어지는 조사가 가장 정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당이나 후보간의 차이가 미미할 때는 정말 어렵다고 덧붙였다. 통독에 대해서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두가지 큰 전제가 되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서독의 역대 정권이 모두 양독간의 교류 등을 통해 통일노력을 점진적으로 기울였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동독 주민이 서독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고 그것이 동독정권을 무너뜨리게 됐습니다. 또 하나는 서독이 서방뿐 아니라 구 소련에도 민주자유국가라는 신뢰심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 독일의 가장 큰 과제는 구 동독 주민이 자유민주주의체제나 시장경제체제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영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