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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사이버토론회/특별기고]전자민주주의 실험장

입력 | 1997-11-02 19:49:00


가끔 디지털시대의 대선은 어떠한 모습일까를 상상해본다. 과연 새로운 정보기술은 「직접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을까.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정치빅뱅(Bigbang)」에 버금가는 놀랄만한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최근 미국의 경우 이러한 전자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려는 수많은 제퍼소니언(Jeffersonian)들이 사이버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독립선언문의 작성자이며 미국 헌법 수정 1조를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의 이상이 전자민주주의(Teledemocracy)속에서 부활하고 있는 배경에는 시민소외현상을 낳고 있는 현대 대의민주주의(Representative Democracy)체제의 심각한 현실 인식이 있는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는 지난 수백년간 산업사회의 기본이념이었다. 그러나 후기 산업사회로 넘어오면서 대의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많은 한계를 노정하게 되었다. 그 이유로 무엇보다도 대표자들이 국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함에 따라 대표자에 의한 권리실현이라는 대의제의 기본가정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개최되는 PC통신 대토론회는 전자민주주의 논의와 실천의 대중적 관심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992년 미국대선에서 로스 페로(Ross Perrot)가 주장한 전자 타운 홀 미팅(Electronic Town Hall Meeting)이 미국내 전자민주주의 논의를 대중적으로 확산시켰던 한 계기가 되었듯이 말이다. TV토론회와는 달리 PC통신을 통한 대선후보와 시민들의 만남은 디지털 매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과 중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보의 쌍방통행적인 흐름이 대중들과 언론에 도입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참여가 제약된 방송구조(Broadcast)와는 달리 대선후보와 패널리스트 일반시민간의 다양한 정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실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뉴미디어와 올드 미디어의 매체통합(Media Integration)적인 방법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이전의 방송구조와는 다른 네트케스트(Netcast)구조의 모델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PC통신토론회가 이러한 엄청난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음과 동시에 새로운 기술만을 이용한 반짝 이벤트로 끝나버릴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기에 심히 경계할 일이다. 모쪼록 네티즌만이 아닌 전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갖는 토론회가 되길 바란다.

원성묵 (사이버파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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