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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强 정상회담 주시해야

입력 | 1997-11-02 19:49:00


우리가 다음달의 대선과 경제불황으로 국내문제에 발이 묶여있는 지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은 어느때보다 숨가쁜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다.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이어 옐친 러시아대통령과 하시모토 일본총리도 막 정상회담을 끝냈다. 9일에는 중국과 러시아간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으며 리펑(李鵬)중국총리는 곧 일본을 방문한다. 4강이 이처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냉전체제 붕괴 이후의 동북아 국제질서를 다시 짜면서 자신들의 주도적 위치를 잃지 않고 국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안보협력,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화해, 일본과 러시아의 신뢰회복, 중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협력 등은 양자간의 냉전체제 유물을 정리하면서 각자의 교차적인 견제와 균형의 틀을 마련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반도문제는 이러한 4강 정상외교에서 언제나 우선순위에 들어가는 의제로 채택되고 있다. 만일 남북한간의 대치상황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현재의 4강 구도는 당장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4강은 항상 자신들의 입장과 이익에 맞춰 한반도문제에 접근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 계속되고 있는 4강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문제는 그같은 원칙과 바탕 위에서 거론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더욱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4강 모두 서로간의 군사협력을 다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까지 상호 군사협력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서로가 군사적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견제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절대로 소홀히 볼 수 없는 사태 진전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다음 정권의 등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핑계로 혹시나 일손을 놓고 외교 공백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4강 정상외교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외교력 발휘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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