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대한 전망은 사람에 따라 서로 엇갈린다. 자원고갈 공해 질병 등으로 갈수록 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있는가 하면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예측도 있다. 현 단계에서 어느 쪽이 맞을지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낙관론쪽에 더욱 기대를 걸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미래에는 고도로 발달된 도시형태가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제한된 면적에서 인구가 팽창하다 보면 토지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열쇠가 된다. 땅속에 대규모 지하도시를 건설하거나 바다 위에 해상도시를 세우는 것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이같은 구상은 실제 선진국에서 실현단계에 와있다. 몇십만명을 수용하는 지하도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기존 도시의 건물을 초고층화하는 이른바 수직도시 방안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너스 타워로 높이가 4백52m에 달하지만 건축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그 두배가 넘는 1천m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건설이 서울 용산에 1백34층짜리 건물을 짓겠다는 설계안을 밝혔고 삼성 대우그룹 등도 1백층이 넘는 초고층빌딩 건립계획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러나 미래도시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복잡한 도시구조에 걸맞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혼란을 자초할 가능성이 높다. 엊그제 국내에서 가장 높은 63빌딩에서는 승강기 고장사고가 발생, 승객들을 공포속으로 몰아넣었다. 같은날 출근길에 일어난 지하철 4호선의 탈선사고도 지하시설의 사소한 고장이 얼마만큼 시민들을 혼란 속으로 빠뜨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어떤 식으로든 안전없는 기술은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