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프랑스월드컵축구 최종예선 한일2차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0대2로 무릎 꿇은 1일 오후 본사 편집국에는 축구팬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서울 신길동에 산다고 밝힌 어느 축구팬은 『이번 한일전은 한국이 일부러 져준 게 틀림없다』며 『져주기로 안했다면 우리 선수들의 몸놀림이 그렇게 무기력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에 산다는 어느 축구팬은 『한국선수들이 뭔가 나사가 풀린 것 같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축구팬은 『한국팀의 전술은 양측면의 센터링에 이은 슛인데 그 전술의 핵심인 고정운 서정원 등을 후반에 잇따라 뺀 것은 골을 넣지 않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차범근감독의 용병술에 강한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패인을 분석하며 한국대표팀에 애정어린 충고를 한 전화도 적지 않았다. 조기축구회원으로 「축구를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서울의 한 팬은 『한국팀은 경기에서뿐만 아니라 매너에서도 완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양팀 선수가 악수를 하는 것은 기본 예의다. 그러나 일부 한국선수들은 일본선수들이 악수요청을 했는데도 본체만체하거나 뿌리쳤다』며 선수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또 다른 어느 팬은 『월드컵 본선진출 확정으로 선수들의 정신상태가 눈에 띄게 해이해졌다』면서 『그런 정신상태로 어떻게 본선에서 16강에 오를지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연희동에 산다고 밝힌 어느 팬은 『차감독이 주위의 칭찬에 너무 들떠 있는 것 같다. 그는 이번 패배를 교훈삼아 차분히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강원 원주에 산다는 축구팬은 『일본에 진 것도 분한데 TV에서는 「월드컵 본선진출 축하방송」이라는 미명 아래 춤추고 노래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은 경기가 끝난 후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서는 절대로 봐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화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