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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美통상압력 「건강 담보」안될말

입력 | 1997-09-27 20:20:00


▼미국에서는 지난달 12일부터 사상 최대규모의 쇠고기 리콜이 시작됐다. 식중독을 일으킨 콜로라도주 주민 10여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이들이 네브래스카산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먹고 병원성 대장균 O―157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방정부 농무부가 직접 개입해 무려 쇠고기 1천1백만㎏을 수거하는가 하면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의 일부 체인점에서 햄버거 생산을 중단하는 사태로 번졌다 ▼농림부 동물검역소는 이러한 소식이 한국 신문에 보도되자 네브래스카산 수입 쇠고기를 대상으로 전량조사를 벌이다 이번에 미국 IBP사 제품에서 O―157균을 검출했다. 미국은 사상 최대의 리콜을 하면서도 네브래스카산 쇠고기를 수입해온 한국에 지금까지 단 한차례 공식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우리 동물검역소가 알아서 챙기지 않았더라면 O―157에 감염된 쇠고기가 수입된 사실조차 모를 뻔했으니 아찔한 일이다 ▼미국 정부는 한국의 식품검역을 마치 농산물 수입을 막기 위한 비관세 장벽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미국은 통상회담때마다 번번이 압박을 가해 한국 식품검역 절차를 조금씩 허물고 있다. 「부패한 자몽을 보세구역안에서 선별하지 말고 일단 미국정부 검역증명서만으로 통관시켜라」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샘플을 2,3일동안 항온(恒溫)기에 넣어 검사하는 방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해 관철했다 ▼자기네는 온통 난리법석을 벌이면서도 자국산 쇠고기 수입국에는 한마디 통보조차 하지 않은 미국의 처사는 지나쳤다. 자국산 농산물을 쉽게 많이 파는데만 관심이 있을 뿐 수입국 국민의 건강문제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사건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아무리 통상압력이 심하다 해도 우리 국민의 건강까지 계속 양보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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