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현대화됐다는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이 새떼로 인한 항공기사고 방지를 위해 매사냥에 의존키로 최종 결론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공항 당국은 새와 항공기의 충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두마리의 매를 투입한 결과 종전 연평균 6천7백건씩 발생하던 충돌사고가 지난해 2천3백건으로 격감하자 본격적으로 매를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공항측은 그동안 수백만달러를 들여 새를 놀라게 하는 폭음장치를 설치하거나 2천만달러를 투입해 새들이 싫어하는 전자파 발생기를 개발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었다. 그러나 시험적으로 매를 활용한 결과 매가 한번 출동하면 반경 6㎞ 이내의 잡새들이 모두 달아나고 매가 없어진 뒤에도 이틀 이상 얼씬하지 않는 획기적인 성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공항당국은 맨해튼의 절반 넓이인 케네디공항에서 새떼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서는 단 6마리의 훈련된 매만 있으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필요한 예산은 불과 22만달러(약2억원). 국립 자연보호구역 근처에 있는 케네디공항은 세계적으로 새에 의한 항공기 피해가 가장 많은 공항으로 유명하다. 95년에는 콩코드기의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는 바람에 5백만달러짜리 엔진이 순식간에 타버리기도 했다. 매년 새 때문에 발생하는 재산상의 손실은 미국 공항에서만 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