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테레사 생명줄」잃은 수용병자들,국제지원 줄어들까 걱정

입력 | 1997-09-14 09:08:00


테레사수녀의 사망으로 세계는 성녀(聖女)를 잃었지만 그녀가 이끄는 「사랑의 선교회」의 보살핌을 받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은 「생명줄」을 잃었다. 테레사수녀의 장례식이 치러진 13일 기자가 찾은 캘커타시 외곽 칼리가드 템플로드에 있는 「죽어가는 빈자의 집」과 틸자라로(路)에 있는 폐병환자 수용소 프렘담에 기거하고 있는 사람들은 부모를 잃은 것과 같은 슬픔속에 빠져있었다. 어두컴컴한 「빈자의 집」 내부에는 간이 침대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고 그위에 사람인지 허수아비인지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뼈만 앙상하게 남은 병자들이 넋을 잃고 멍하니 앉아 있거나 죽은듯이 누워 있었다. 이곳에 수용된 사람은 남자 50명과 여자 55명. 『대개 가족도 없이 병에 걸려 거리에서 죽어가고 있는 이들을 선교회측에서 이곳으로 데리고 왔지요. 이미 세상살이에 지칠대로 지쳐 세상일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지요』 경비원 오짓 차라치(32)의 말이다. 그러나 삶에 지쳐 매사에 무덤덤하기는 하지만 이곳 수용자들이 테레사수녀의 사랑을 잊은 것은 아니다. 『테레사수녀는 우리의 희망이었고 정신적인 지주였습니다. 그가 없으니 이제 우리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어요』 만성 천식으로 괴로워하며 거리를 헤매다 3개월 전 이곳으로 왔다는 데란다스(35)는 테레사수녀의 죽음으로 인해 빈자의 집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동안 수용자들에게는 아침에는 계란과 빵 바나나, 점심에는 밥과 카레, 저녁에는 밥이나 콩죽 등이 제공됐다. 약 3백명이 수용돼 있는 프렘담의 분위기도 크게 가라앉아 있었다. 『국제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던 테레사수녀가 살아 있을 때는 외국에서 헌금이 많이 들어왔지만 앞으로 그렇지 못할텐데….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우리가 타격을 받겠지요』 이곳 생활이 9개월째라는 네팔인 레카바 하두(39)의 걱정이었다. 여위고 지친 그는 60대 노인처럼 보였다.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