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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향찾은 훈할머니와 위안부문제

입력 | 1997-08-30 20:17:00


▼일제(日帝)때의 군위안부 훈할머니가 캄보디아에 생존해있는 사실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6월13일 프놈펜포스트의 보도에 의해서다. 50년 넘게 기구한 삶을 살아온 훈할머니는 모국어를 잊어버린 채 띄엄띄엄 아리랑의 가사와 곡조를 기억할 정도였다. 그러나 고향은 진동이며 형제는 1남3녀로 4남매였고 이름은 나미(남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로부터 시작된 훈할머니의 고향찾기 혈육찾기가 2개월16일만에 결실을 보았다. 언론기관과 민간단체 초청으로 훈할머니가 고국을 방문한 지 25일만이다. 형제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여동생 李順伊(이순이)씨와 5년 전에 사망한 남동생 泰淑(태숙)씨의 부인, 그러니까 훈할머니의 올케되는 曺善愛(조선애)씨 등을 만났다. 검찰의 유전자감식 결과도 순이씨가 혈육임을 확인해 주었다 ▼훈할머니는 이렇게 그리던 고향과 혈육 그리고 南伊(남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어제는 옛기억을 되살리고 혹시 혈육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지난 15일 처음 찾아갔던 고향, 경남 마산시 진동면을 동생 순이씨와 함께 다시 방문했다. 그리고 캄보디아로 일단 돌아갔다가 한국국적을 회복해서 군위안부 피해인정 및 생활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하고 고향에 돌아와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지난 5월말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군위안부 출신 생존자는 모두 1백58명. 이 가운데 2명은 각각 미국과 태국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일제때의 군위안부는 20만명에 달했고 그 대부분이 한국여성으로 추산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제2,제3의 훈할머니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최근 유엔도 군위안부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군위안부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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