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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호텔 실습현장]『오렌지족요? 그럴 짬 없어요』

입력 | 1997-08-30 20:17:00


여름방학을 맞아 일시 귀국한 뒤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柳宇省(유우성·23·미국 덴버대 4년) 權秀姸(권수연·20·여·영국 웨스트민스터대 2년)씨. 그들에게선 「오렌지족」 「야타족」 「수표족」 등의 부패한 냄새를 전혀 맡을 수 없고 건강하고 싱싱한 젊음만이 넘친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긴장의 끈을 풀어 놓지 않는다. 『계속되는 연회 준비 때문에 잠시 앉아 있을 수 없는 날도 있어요. 다리가 얼마나 아픈지 맨발로 호텔바닥을 기어 다니다시피 하며 연회장을 꾸몄죠』 고생 모르고 자란 막내딸 권씨는 『아팠던 다리도 「행사장이 참 멋있다」는 손님의 칭찬 한마디에 금방 괜찮아 지더라』고 말했다. 호텔을 직접 경영하는 게 꿈이라는 유씨도 『아버지가 「비싼 돈 주고 공부시켰더니 고작 접시나 나르고 있다」고 농담을 건네실 때 마다 「밑바닥 업무를 모르면 최고경영자가 될 수 없다」고 대답한다』며 활짝 웃었다. 『요즘 수표 뒷면에 연락처를 적어 여자에게 주는 수표족도 생겼다지만 이런 사람들 행세는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게 유씨의 이야기. 유씨와 권씨가 한달 내내 흘린 땀의 대가는 실습비 5만원. 8월에는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해서 「대폭」 인상된 15만원을 받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부모 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펑펑 쓰거나 쉽게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를 위해 지금 땀흘려 경험을 쌓는 것이지요』 〈부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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