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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폰]통신시장 변동예고…국제요금 30%면 OK

입력 | 1997-08-13 08:28:00


『여보세요. 성준이냐. 지난번에 미국 출장갔을 때 도와줘서 고맙다. 서울이 아침 10시니까 뉴욕은 저녁 9시겠구나. 지금 인터넷폰으로 국제전화하는 건데 어떠냐』 『인터넷폰이라고? 보통 국제전화하고 별 차이없는데. 그럼 컴퓨터로 전화하는 거 아니야』 『아니야. 그냥 전화로 걸어도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거야』 기자가 미국 뉴욕에 사는 친구와 인터넷폰으로 통화한 내용이다. 전화도 즉시 걸리고 통화품질도 별 차이가 없는 데도 요금은 일반 전화요금의 30%수준에 불과했다. 인터넷 네트워크의 급속한 기술 발달로 이제는 컴퓨터없이 일반 전화로도 값싼 인터넷폰을 맘대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정보기술(대표 金澤鎬·김택호)이 최근 공개한 인터넷폰 서비스도 그중의 하나. 현대는 전화 대 전화(Phone To Phone)방식으로 컴퓨터 없이도 인터넷폰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용자는 이 회사의 인터넷폰 번호인 736―××××번으로 전화를 건 뒤 회사측으로부터 발급받은 이용자번호(ID) 9자리를 누르기만하면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그 다음에 원하는 전화번호를 누르면 인터넷폰을 사용하게 되는 것. 현대정보기술은 내년 1월부터 기존 국제전화료의 25∼30% 수준에서 미국 일본 등 20여개국에 상용 인터넷폰서비스를 실시할 계획. 이렇게 되면 기존의 국내 전화회사들은 한순간에 국제전화시장의 상당부분을 상실할지 모를 일이다. 지난 95년 이스라엘의 보칼텍사가 인터넷 음성통화용 소프트웨어를 선보인 지 2년여만에 인터넷폰은 드디어 국제전화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떠올랐다. 컴퓨터를 켜야만 사용할 수 있는 PC 대 PC(PC To PC)나 PC 대 전화(PC To Phone)방식의 기술에서 벗어나 전화 대 전화방식으로 인터넷폰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뭐니뭐니해도 인터넷폰의 강점은 독특한 요금체계. 기존의 전화요금은 통신회선을 쓴 양, 사용한 시간, 통화거리에 비례해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지만 인터넷폰은 일정한 요금만 내면 쓰고 싶은대로 얼마든지 쓸 수 있다. 이같은 저렴한 요금은 전용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 미국의 대형 통신장비 업체인 뉴브릿지사는 2010년까지 연간 62조원에 이르는 국제전화시장의 28%를 인터넷폰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30일 임시국회에서 인터넷폰 서비스를 허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벌써부터 업계에선 국내 국제전화시장(96년 매출 7천7백억여원)에 파고들 인터넷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물밑작업을 벌여온 한국통신 데이콤 온세통신 SK텔레콤 신세기통신 나래이동통신 등 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현대정보기술 아이네트 한솔텔레콤 한국무역정보통신 두산정보통신 등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대우 등 대기업까지 가세, 전화 대 전화 방식의 인터넷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인터넷업체들은 10월쯤 사내에서 시범서비스를 실시한 뒤 내년부터 상용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 이를 위해 외국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화 대 전화 방식의 인터넷폰은 전화선을 통해 전달된 음성을 서비스업체의 폰서버가 디지털 데이터로 바꾸고 이 데이터를 인터넷 회선으로 전송한 뒤 다시 수신자측의 폰서버가 이를 음성으로 바꾸어 통화가 이뤄지게 하는 것. 가입자는 현재 7만∼8만원 가량의 인터넷폰용 블랙박스를 전화기에 설치해야 전화가 서비스업체의 폰서버와 연결돼 인터넷폰을 이용할 수 있다. 블랙박스를 설치하지 않고 전화를 걸 때마다 이용자번호를 누르는 방식도 이용된다. 〈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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