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 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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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의 어니 엘스(28)가 1.2M거리의 파퍼팅을 성공시킨 뒤 두 팔을 하늘 높이 치켜 들었다. 파란 만장했던 제97회 US오픈을 우승으로 마무리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마의 홀」로 불리는 18번 파 3홀, 무리하지 않고 홀컵에서 10M 거리의 그린 왼쪽에 볼을 올린 엘스는 첫 퍼팅이 홀컵을 지나 1.2M거리에 머물러 자칫 연장전에 몰릴 위기에 처했다. 긴장된 순간, 파를 성공시키면 우승이 확정되지만 이를 놓치면 콜린 몽고메리(영국)와 17일 18홀의 연장전을 벌여야 할 판. 그러나 94년 오크몬트골프클럽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있는 엘스는 침착하게 볼을 홀컵에 밀어넣었고 두손을 번쩍 들어 97년 US오픈의 챔피언임을 선언했다. 총상금 2백60만달러 중 우승상금 46만5천달러(약 4억1천4백만원)도 들어왔다. 16일 새벽 워싱턴근교의 콩그레셔널골프클럽(파 70)에서 펼쳐진 4라운드를 선두톰 레먼(미국)에 2타 뒤진 3언더파로 시작한 엘스는 6번홀에서 보기를 했으나 7.8번홀의 연속 버디로 레먼 몽고메리 제프 매거트(미국)와 4명의 공동선두그룹에 뛰어들었다. 치열한 선두다툼에서 9번홀의 보기로 한 발 밀려난 엘스가 우승을 자신한 것은 10번홀에서 10M거리 행운의 칩샷이 홀컵에 빨려들어 버디가 되고 12번홀에서 2M거리의 버디 퍼팅이 성공돼 5언더파로 단독선두가 된 다음부터였다. 13번홀에서 다시 보기로 공동선두를 허용했지만 그는 전 챔피언답게 침착한 플레이로 나머지 5개홀을 파로 마무리해 힘겨운 우승을 이끌어냈다. 첫라운드를 71타로 부진했던 엘스는 2라운드에서 67타를 쳐 상위권에 진입한 뒤 3,4라운드를 모두 1언더파 69타로 마무리했다. 메이저 대회 두번째 우승이며 지난해 뷕 클래식 이후 미국투어 1년만의 정상이었다. 메이저 대회 무관왕인 유럽 챔피언 몽고메리는 17번홀에서 파를 잡는데 실패해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고 막판까지 가장 우승가능성이 높았던 브리티시 챔피언 레먼은 16번홀 보기에 이어 17번홀에서는 세컨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함으로써 2언더파 278타로 3위에 그쳤다. 95년과 96년에도 선두를 달리다가 막판 부진으로 3위와 준우승에 머물렀던 레먼은 이번 대회에서도 4라운드를 선두로 달리다가 3위로 떨어져 이 대회와는 유난히 인연이 없음은 물론 마지막날 8차례의 퍼팅이 모두 짧아 담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공동 2위를 달리던 제프 매거트는 막판 17번홀과 18번홀에서 무너져 1오버파 281타로 4위에 만족해야했다. 밥 트웨이(미국) 등 4명은 2오버파 282타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은 데이비드 러브3세(미국)와 5오버파 285타에 그쳤고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짐바브웨의 닉프라이스와 함께 6오버파 286타로 경기를 끝냈다. 우즈는 3라운드에서 73타로 우승권에서 멀어진뒤 4라운드마저 2오버파로 기대에 못미쳤다. 이밖에 닉 팔도(영국)는 291타, 지난대회 챔피언 스티브 존스는 295타로 심한 부진을 보였다. 이번대회는 유난히 러프가 길고 페어웨이가 좁은 콩그레셔널코스에다 폭우까지내려 언더파를 친 선수가 3명밖에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