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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시위 진원’ 美 컬럼비아대, 15일 예정 졸업식 취소

‘반전시위 진원’ 美 컬럼비아대, 15일 예정 졸업식 취소

Posted May. 08, 2024 09:31,   

Updated May. 08, 20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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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를 휩쓴 중동 전쟁 반전(反戰) 시위의 진원인 뉴욕 컬럼비아대가 15일로 예정돼 있던 졸업식을 결국 취소했다. 다른 주요 대학들도 졸업식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지만, 시위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컬럼비아대는 6일 성명을 내고 “캠퍼스 내 대규모 졸업식은 안전이 크게 우려돼 전체 졸업생이 참석하는 행사는 취소한다”며 “대신 19개 단과대별로 소규모 졸업행사를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뉴욕경찰(NYPD)이 컬럼비아대 당국의 요청에 따라 교내에 진입해 시위대를 체포하면서 반전 시위에 불을 붙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 대학가는 연중 최대 행사인 졸업식 시즌을 맞았지만 서던캘리포니아대(USC)와 에머리대 등 다른 대학들도 일정을 줄줄이 바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거액의 학비를 들여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학부모들은 대학의 미숙한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는 같은 날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지 않으면 정학 등 징계 조치를 내리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버드대의 앨런 가버 임시 총장은 “텐트 농성은 교육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MIT에선 일부 학생들이 천막 농성장을 둘러싼 경찰을 뚫고 진입하려다 충돌을 빚었다.

반전 시위를 둘러싼 미국 사회 분열도 상당하다. 로이터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 13명이 컬럼비아대 총장에게 이곳 학부나 로스쿨 졸업생을 자신들의 로클러크(Law Clerk·재판연구원)로 고용하지 않겠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반면 시카고대 교수진은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할 경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이 연행·구금될 가능성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정수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