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1골-1도움 황인범 적진 뚫고 김승규 체코 킬샷 막아냈다

 1골-1도움 황인범 적진 뚫고 김승규 체코 킬샷 막아냈다

Posted June. 13, 2026 09:28,   

Updated June. 13, 2026 09:28


(5판용) 한국 축구는 역대 월드컵에서 거둔 8번의 승리 중 절반인 4번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K-드라마의 본고장답게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도 또 한 편의 역전 서사를 써냈다. 한국은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2-1 역전승을 거뒀다.

‘야전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역전승을 지켜낸 ‘수문장’ 김승규(FC도쿄) 없이는 만들 수 없는 결과였다. 황인범은 한국이 0-1로 뒤진 후반 22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 사이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패스를 받은 황인범은 상대 타이밍을 뺏는 개인기로 수비수와 골키퍼를 벗겨낸 뒤 로빙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5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낮은 크로스를 올려 오현규(베식타시)의 역전 결승골까지 도왔다.

경기 전까지 A매치 73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 중이던 황인범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득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인범은 “제가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자주 맞이하는 선수는 아닌데 공간이 보여 침투했다”며 “강인이가 워낙 좋은 패스를 넣어줬다. 각도가 없다고 판단해 바로 슈팅하기보다 공간을 만들고자 한 번 접었는데 다행히 상대가 속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한국 중원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3월 소속 클럽팀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월드컵 출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황인범의 빠른 회복을 위해 대표팀 트레이너를 투입해 재활을 지원했고, 황인범은 완벽한 몸 상태로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1차전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에 보답했다. 황인범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축하해줬고 고맙다는 말도 해줬다”며 “저 역시도 팀원들에게 무척 고마운 경기였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의 모든 득점에 관여한 황인범은 경기 공식 최우수선수 격인 ‘슈피리어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황인범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그 승리를 지켜낸 건 ‘수문장’ 김승규(FC 도쿄)였다. 조현우와의 경쟁 끝에 선발 기회를 잡은 김승규는 후반 14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이후 연이어 ‘선방쇼’를 펼치며 골문을 굳게 지켰다. 경기 후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체코 감독이 “우리도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골키퍼가 어떻게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때린 슈팅을 막아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특히 김승규의 선방은 경기 막판 더 빛났다. 후반 37분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롱 스로인을 아담 홀로제크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김승규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두 팔을 뻗어 막아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미할 사딜레크의 문전 오른발 슈팅마저 잡아내며 한국의 승점 3을 지켜냈다.

김승규는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에 이어 이번 북중미까지 4번의 월드컵 무대를 밟은 베테랑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지난 시간은 순탄치 않았다. 2024년 한 해에만 두 차례 오른쪽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김승규는 “1년 전만 해도 운동장에 복귀할 수 있을지조차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며 “부상을 이겨내고 선발로 나서 승리라는 결과까지 얻어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동기부여도 있었다. 김승규는 4일 태어난 딸과 아내에게 선물을 안겨주고 싶다는 다짐을 현실로 만들었다. 김승규는 “오늘 경기장으로 출발하기 전에도 딸과 영상 통화를 했다”며 “그동안은 자고 있는 모습만 봤는데 오늘은 신기하게 눈도 제대로 뜨고 눈도 마주쳐 줬다. 그래서 더 힘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종호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