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13일 오전 10시(미 동부 시간 기준·한국 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을 봉쇄하기로 했다. 올 2월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역(逆)봉쇄하며 이란의 ‘돈줄’을 끊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이란과 11, 12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약 21시간에 걸쳐 종전 협상을 벌였지만 ‘노딜(No deal)’에 그치자 미국이 다시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13일부터 이란 항구로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시행한다”며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 있는 모든 이란 항구를 포함해, 이란 항구 및 연안 지역으로 입출항하는 모든 국가의 선박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해협 봉쇄가 이란이 부설한 기뢰 제거, 각국 선박 식별, 이란으로 들어가려는 선박 차단 등의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쟁 발발 뒤 이란이 줄곧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역봉쇄 조치는 전쟁의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시도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양측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유가 급등 등 세계 경제에도 충격을 안길 수 있다. WSJ는 이 결정이 미국에 최선 혹은 덜 나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유가를 감내할 뜻을 밝혔다. 그는 1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가가 올가을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란 대표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X에 워싱턴의 휘발유 가격이 표시된 지도와 함께 “현재 가격을 즐겨라. 이른바 ‘봉쇄’로 인해 곧 (갤런당) 4∼5달러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미국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갤런(약 3.78L)당 4달러를 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조치가 더 큰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또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 통행은 이란 군 당국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다. 적이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그들을 집어삼킬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며 해협에서의 강경한 군사 대응도 예고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