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란이 미국 등 서방 5개국과 핵합의(JCPOA)를 체결했을 때 이란은 발전소 등에 필요한 3.67%의 저농축 우라늄을 300kg만 보유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7년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 정황이 포착된다고 주장하며 2018년 5월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후 이란은 본격적인 핵개발에 나섰다. 현재 60%의 고농축 우라늄을 450kg 보유하고 있다. 통상 핵무기 제조에는 90%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나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 이란의 우라늄을 추가로 농축하면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합의 파기가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없었다면 이란이 머지않은 시일 내에 핵무장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를 안 깼으면 이란이 이미 3년 전 핵무기를 확보했을 것”이라며 반(反)이란 정책과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이번 전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핵에 대한 집착, 만성적인 경제난, 권력 세습, 외교 고립 등 이란의 행보가 여러모로 북한을 닮아가는 듯해 우려를 낳는다.
1994년 북한 영변 원자로에 대한 정밀 타격을 검토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행정부는 후폭풍을 우려해 이를 접었다. 32년이 흐른 지금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이 됐지만 북한 민중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1990년대 중후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당시 최소 수십만 명이 굶어 죽었고 지금도 고질적인 식량 및 전력 부족 등에 시달린다.
이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02년 핵 개발 의혹이 처음 제기된 후 서방의 각종 제재가 이어졌지만 지도부는 민생보다 핵 개발, 중동 내 무장단체 지원을 통한 영향력 확대에만 주력했다. 이로 인해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이면서도 낙후된 정제 시설 때문에 휘발유를 수입해다 쓰는 나라가 현재의 이란이다. 이번 전쟁이 없었고 핵무기를 보유했다 쳐도 수십 년간 세계 경제의 급속한 발전 흐름에서 뒤처진 이란 상황이 나아지진 않을 것이다.
4대 세습을 준비하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이란에서도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와 아들 모즈타바의 부자(父子) 권력 세습이 이뤄졌다. 이란의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2500여 년간 존속했던 페르시아 군주제의 각종 폐해를 타도하겠다”고 주장했다. 신정일치 체제 공화국을 수립한 지 불과 47년 만에 혁명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세습이 이뤄졌는데도 그 모순을 문제 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외교 고립 또한 이란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다. 그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수니파 걸프국들은 시아파 맹주 이란과 껄끄러운 사이였음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이 수니파 걸프국의 주요 시설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면서 수니파 국가들은 이제 이란 쪽을 쳐다보지도 않으려 하고 미국과 더 밀착하려 한다. 중국, 러시아를 제외하면 전 세계 주요국과 거의 교류하지 않는 북한의 모습이 이란에서 되풀이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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