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아주 곧(very soon) 떠날 것”이라며 중동 전쟁 종료시점을 묻는 질문에 “2∼3주 이내”라고 답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했다.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달리 조기 종전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른 종전이 현실이 되더라도 에너지 공급망 붕괴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충격은 한참 더 이어질 거란 전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여론 악화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갤런 당 4달러’를 넘어서는 등 자국 경제에 적신호가 들어오자 조기 종전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으로 당일 미국 증시는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1일 한국 코스피가 8.44% 폭등하는 등 세계 증시는 동반 상승세를 탔다.
문제는 국제 경제의 목을 조이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그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며 남 일 보듯 했다는 점이다.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군을 일방적으로 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런 경우 이 해협의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등은 원유·천연가스 공급난 해결을 위해 이란과 따로 교섭하거나, 그들이 요구하는 한 척당 200만 달러의 선박 통행료를 내야 한다.
공습으로 파괴된 중동 산유국의 생산시설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당장 전쟁이 끝나도 원유의 70%, 천연가스의 2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의 에너지난이 올 겨울까지 이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높은 유가는 시차를 두고 물가를 밀어올리고, 이를 잡으려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높이면 주택담보대출에 짓눌린 가계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7%로 최근 낮춰 잡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달성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2일 석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높이고, 공공기관 차량에 ‘홀짝 2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민간 승용차에도 5부제가 적용된다. 오래 이어질 중동발 위기 후유증을 넘어서기 위해 국민, 기업 모두 고통을 나눌 채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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