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안보 정책에 관심이 많다. 한국과 같이 할 일들이 많다.”
최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 농림수산상과 차기 일본 총리를 놓고 경쟁 중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사진) 전 경제안보상이 올 4월 한국 관료를 만나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일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 기쁘다”고도 했다.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등 극우 인사로 여겨지는 그가 한일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
다카이치는 올 4월 16일 도쿄에서 진창수 당시 주오사카 총영사와 약 1시간 동안 면담을 가졌다. 진 전 총영사에 따르면 다카이치는 “한국을 좋아한다. 한국과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한일관계가 중요하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일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런 점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식 불고기를 즐겨 먹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 BTS를 비롯한 K팝도 좋아한다고 했다.
다카이치는 ‘아베 노믹스’를 계승한 ‘사나에 노믹스’를 재창하며 강한 일본의 재건을 강조하고 있다. 진 전 총영사는 “다카이치는 특히 경제안보 정책 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였고, 이런 분야의 한일협력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는 강성 이미지가 두드러지지만 실제 모습은 다소 차이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다카이치는 동료 의원들과 식사도, 면담도 일대일로 잘 하지 않는다. 대인관계에 있어 굉장히 소극적인 스타일”이라고 했다. 다카이치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일대일로 식사하는 사람은 남편(야마모토 다쿠 전 중의원)뿐”이라고 강조해 왔다고 한다. 여성과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마이클 펜스 전 미 부통령의 ‘펜스 룰’을 연상케 한다.
다만, 다카이치의 반중 정서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7월 일본을 방문한 린자룽(林嘉龍) 대만 외교부장을 만나기도 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다카이치는 대만을 중시한다. 정확하게는 반한 정서보다 반중 정서가 강한 정치인”이라며 “다만 주변국에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과거사 문제가 한일관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황인찬 hic@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