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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칠 교사 없는데 AI 강국 가능할까

Posted September. 17, 2025 08:00,   

Updated September. 17, 2025 08:00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선 AI를 가르칠 교사 부족으로 AI 교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부터 ‘정보’ 과목은 중학교에선 수업 시간이 2배로 늘었고, 고등학교에선 고교학점제 과목으로 개설됐다. 하지만 컴퓨터 기초 교육조차 어려울 만큼 ‘정보’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경기, 대구, 세종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정보’ 교사는 학교당 평균 1명도 되지 않았다. 지역에선 교사 1명이 10개 학교를 돌며 수업하거나 비전공자가 수업을 맡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국에 컴퓨터교육과가 설치된 사범대는 9곳뿐이고 한해 정원은 193명에 그친다. 최근 5년간 컴퓨터교육과 정원은 10명 남짓 늘어 사실상 동결된 상태였다. 교직 과정을 운영하는 40개 대학 컴퓨터 관련 전공 정원을 합쳐도 한해 434명이 배출된다. 전국 중고교 수에 비하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AI 기술 패권 경쟁의 성패는 인재 양성과 확보에 달려 있다. 그 기반이 되는 AI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혁신적인 AI 기업이 속속 탄생하고 있는 중국은 2001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정보’ 교육을 시작했고, 영재 프로그램을 통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최근 중국 베이징시는 초중고교에서 최소 8시간의 AI 교육을 의무화하고 AI 전문 교사 100명, 핵심 교사 1000명을 순차적으로 양성하기로 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2027년까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에서 인력 6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고, AI 고속도로를 까는 등 인프라가 구축된다고 한들 이를 움직일 인재가 없다면 AI 강국 도약은 헛구호가 될 것이다. AI 문해력을 기르고 양질의 인재를 양성하려면 공교육의 역할이 필수적이고, 무엇보다 충분한 교사가 확보돼야 한다. 초중고교 AI 교육을 강화하고 교사 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해 AI 강국의 뼈대부터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