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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 주한미군 마음대로 빼고 넣고 싶어해”

정부 “美, 주한미군 마음대로 빼고 넣고 싶어해”

Posted August. 06, 2025 08:49,   

Updated August. 06, 2025 08:49


한미 양국이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방, 안보 분야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측 핵심 요구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장 억제에 초점을 맞춰온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를 위한 역할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중국의 반발 등을 우려해 “동의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측 요구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5일 “미국이 가장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게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라며 “이는 한미 간 합의 사안인데, 우리로서는 한반도를 전진기지로 삼으면 중국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 요구는 현행 주한미군의 역할 범위가 한반도를 넘어 중국 견제를 비롯해 남중국해 등 인도태평양 일대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대북 방어에 전념하는 ‘붙박이 부대’를 벗어나 동아시아 전역에서 ‘작전 기동군’으로 활용하고자 한 미국의 국방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규모 축소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해외 주둔 미군 재편 계획에 따라 주한미군 4500명 감축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상군을 대폭 철수하고 공군 위주로 주한미군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의 필요에 따라 주한미군을 마음대로 빼가고 들어가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국익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의 세부사항이 확정되고 안보 협상도 함께 이뤄지는 만큼 양국 간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국방비 증액의 경우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으로 구성된 우리 정부의 단계적인 증액 계획에 미국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재협상 및 분담금 인상 역시 실무 협상 단위에서의 주요 의제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윤다빈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