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판매량과 영업이익 모두 글로벌 완성차그룹 ‘톱3’에 포함됐다. 폭스바겐그룹은 11일(현지 시간) 실적 및 전망 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매출 3247억 유로(약 513조6364억 원)와 영업이익 191억 유로(약 30조2139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1% 늘고,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도요타그룹은 지난해 매출 46조7461억 엔(약 457조8873억 원), 영업이익 4조7920억 엔(약 46조9385억 원)의 실적으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매출 282조6800억 원, 영업이익 26조9067억 원을 기록해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판매량에 이어 실적에서도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의 톱3 구도가 유지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지난해 3분기(7∼9월)까지만 해도 폭스바겐 영업이익을 웃돌며 2위 자리를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연말 악재가 겹치며 역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환율이 급등하자 기말환율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판매보증충당금 등 부채가 늘어난 탓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에선 폭스바겐그룹을 앞섰다. 완성차그룹별로 살펴보면 도요타그룹이 영업이익률 10.3%를 기록한 데 이어 현대차그룹이 9.5%의 영업이익률로 폭스바겐그룹(5.9%)을 제쳤다. 판매량의 경우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그룹이 각각 1082만 대, 903만 대, 723만1000대로 집계됐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브랜드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현대차가 폭스바겐과 영업이익에서 앞뒤를 다툴 정도로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델이 잘 팔리며 수익성을 개선한 점과 미국 시장 실적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