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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전승기념일 앞둔 러, 우크라 대규모 공습

2차 대전 전승기념일 앞둔 러, 우크라 대규모 공습

Posted May. 10, 2024 08:39,   

Updated May. 10, 20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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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자축하는 ‘전승기념일’ 79주년을 하루 앞둔 8일 우크라이나 에너지시설 등을 대규모로 공습했다. 전날 집권 5기 취임식을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옛 소련권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갖고 자신감을 과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8일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드론(무인기)으로 우크라이나 발전·송전 시설과 군산복합체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또 “최전선인 하르키우와 도네츠크에서 이틀 만에 마을 두 곳을 추가로 장악했다”고도 밝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경제협력체인 EAEU는 서유럽 중심인 유럽연합(EU)에 맞서 2015년 출범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새롭게 다극(多極)화된 세계에서 우리는 독립적이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중심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며 외교·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참석한 정상들을 9일 전승기념일 열병식에도 초대했다.

‘승리의 날(Victory in Europe Day)’로 통칭되는 전승기념일은 1945년 독일 나치에게 항복을 받은 날을 일컫는다. 서방 연합군 국가들은 독일이 ‘5월 8일부터 군사행동을 중단한다’는 문서에 서명한 8일이 전승일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오시프 스탈린 구소련 서기장이 “승리의 주역은 붉은 군대”라며 9일 0시 43분(모스크바 시간)에 따로 항복문서를 받은 걸 전승기념일로 여긴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 기념일이 거의 폐지됐지만, 전승기념일은 국가의 자긍심을 높였다며 성대하게 기념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엔 9일이 전승기념일이었으나, 지난해부터 8일로 바꿨다.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연설에서 “러시아는 ‘21세기 파시즘’ 국가”라며 “세계는 새로운 나치즘에 기회를 주면 안 된다”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최근의 병력난 해결을 형기 3년 이하 죄수의 군 징집을 허용하는 법안을 ‘반대 0표’로 통과시켰다. 러시아는 이미 재소자를 징집해 전선에 투입해왔다. 미국 당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이 7만 명 이상 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7일 취임식에 친서를 보낸 데 이어, 전승기념일 축전도 보냈다.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신의 영도 아래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제국주의에 패배를 안기고 공정한 다극세계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승리를 거두길 바란다”고 했다.


홍정수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