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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모인 슈퍼볼 우승 행사 중 ‘탕탕탕’…22명 사상

100만 모인 슈퍼볼 우승 행사 중 ‘탕탕탕’…22명 사상

Posted February. 16, 2024 08:59,   

Updated February. 16, 2024 08:59


“폭죽인가?”

미국 중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사는 존 오코너 씨는 14일 이날 도심 유니언 기차역 서쪽 출입구 인근에서 총소리가 들렸을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3일 전 ‘슈퍼볼’로 불리는 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에서 지역 연고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우승해 이날 대규모 축하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약 100만 명이 몰릴 정도로 붐볐기에 당연히 축하 행사 관련 소리라고 지레짐작한 것이다.

오코너 씨는 멀리서 도망치는 사람들이 보이자 총기 난사가 발생했음을 직감했다. 그는 “근처에 보이는 한 창고로 무조건 뛰어 들어갔다”고 지역지 캔자스시티스타에 말했다.

이날 총격으로 현재까지 최소 1명이 숨지고 21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15명이 중상자여서 인명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 3명을 체포했지만 아직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확한 범행 동기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사망자는 지역 라디오 방송국의 인기 진행자인 40대 여성 리사 로페즈-갈반 씨로 알려졌다. 그는 복부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같이 있던 그의 아들, 사촌 두 명 또한 총에 맞아 치료를 받고 있다.

미 최대의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슈퍼볼 축하 자리에서 참극이 발생하자 전 미국이 경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슈퍼볼은 미국을 하나로 묶는 유일한 행사인 만큼 이번 참극이 미국인의 영혼에 남긴 상처도 깊다”며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후부터 공격용 총기 및 대용량 탄창의 판매 금지, 총기 판매시 신원조사 강화 등을 주장했지만 야당 공화당이 반대해 좀처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피해를 입은 캔자스시티 치프스 관계자는 없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연인으로 유명한 소속 선수 트래비스 켈시 또한 현장에 있었지만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프트는 호주 공연을 위해 출국했던 터라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다만 찰스 오메니후 선수는 소셜미디어에 “몇 명이 더 죽어야 총기법을 고칠 것이냐”는 글을 올려 규제 강화를 주문했다. 워싱턴포스트(WP) 또한 “지극히 미국적인 비극”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총기 난사가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이날 참사가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기 난사 6주기에 벌어졌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2018년 2월 14일 해당 학교에서 퇴학당한 10대 학생이 모교를 찾아가 총기를 무차별적으로 난사해 17명이 숨졌다. 이 사건 이후 학내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폭 높아졌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