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라 대남(對南) 기구 정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이 폐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최선희 외무상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향후 최선희가 대남 상대로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민족적 관점을 폐기하고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이에 대외 관계를 담당하는, 우리 외교부 수장 격인 최선희에게 대남 관련 여러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 내 대표적인 ‘미국통’ 최선희는 2018, 2019년 외무성 부상으로 1·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하노이 ‘노 딜’ 이후 대미 협상 라인 숙청 과정에서도 살아남았고, 2022년 6월에는 외무상에 임명됐다.
최선희는 새해 첫날에는 대남 기구 폐지 및 정리를 위한 협의회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순차적으로 민간교류 등 사회문화 분야, 경제협력 분야 대남 기구·단체를 정리해왔다. 12일에는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민족화해협의회·단군민족통일협의회가, 15일에는 조평통·민족경제협력국·금강산국제관광국이 폐지됐다.
정부는 북한이 대남 정책·공작 기능을 지닌 통일전선부도 외무성 밑으로 통폐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통전부 산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 나머지 조직들도 개편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향후 남북 협의도 북한 외무성이 주도하며 카운터파트로 우리 외교부에 나오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해 7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계획에 불허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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