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두 차례 미국 대선에서 연거푸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던 오하이오주(州)에서 낙태권을 보장하는 개헌안이 주민투표에서 통과됐다. 낙태 합법화를 지지(pro-choice)하는 집권 민주당과 낙태 합법화에 반대(pro-life)하는 야당 공화당과의 대결 성격으로, 또 하나의 내년 대선 표심을 엿볼 풍향계로 꼽히는 투표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면서 환호를 보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낙태권을 주 헌법에 명문화할지 여부를 두고 7일 실시된 오하이오주 주민투표에서 98% 개표 기준 찬성이 56.4%(반대 43.6%)로 과반을 획득했다. 오하이오는 전통적인 ‘경합주(swing state)’이지만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각각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바이든 대통령보다 8%포인트 높았다. 그런 주에서 대선을 1년 앞두고 민주당이 옹호하는 낙태권에 대한 찬성이 더 높게 나온 것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로 낙태권 존폐 결정 권한을 각 주로 넘긴 뒤 지역별로 진행돼 온 ‘입법 전쟁’의 일환이다. 오하이오주를 비롯해 지금까지 7개 주의 관련 투표에서 모두 낙태권 보장 법안이 승리했다.
미 CNN 방송은 “이번 결과는 공화당이 인기를 끌던 오하이오에서도 낙태권이 지지 정당을 초월해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가능한 한 많은 주에서 관련 입법 전쟁을 제기하며, 낙태권을 내년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이미 TV 등에서 강간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12세 소녀를 앞세워 낙태권을 금지하는 공화당을 겨냥한 선거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