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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기지 상공에 중첩보풍선 침투… F-22 한때 격투 준비

美 핵기지 상공에 중첩보풍선 침투… F-22 한때 격투 준비

Posted February. 04, 2023 08:39,   

Updated February. 04, 2023 08:39


중국이 미국 영공에 감시정찰용 대형 풍선을 침투시켜 핵무기 격납고 상공을 휘젓고 다닌 것으로 드러나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격추를 준비시켰으며 미 의회는 “미국의 주권을 무시한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2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미국 상공에 있는 고고도 감시용 풍선을 탐지해 추적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고고도 감시 기구가 중국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추적하고 있는 고고도 감시 풍선은 버스 3대를 합친 크기의 대형 기구(氣球)로 카메라 등 정찰장비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풍선은 러시아 캄차카 반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얄류산열도 인근에서 비행을 시작해 캐나다를 거쳐 미 북서부로 진입한 뒤 현재 480㎞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미 북서부는 미국의 전략폭격기와 150여 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배치된 몬태나주 말름스트롬 공군기지와 노스다코타주 미노 공군기지 등 핵 군사기지가 다수 포진돼 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 비행 경로에는 다수 민감한 시설의 상공이 포함돼 있다”며 “이 풍선은 명백히 감시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풍선 격추를 위해 F-22 전투기 등을 준비시켰으나 백악관의 결정에 따라 격추 계획을 접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사안을 보고받고 군사적 옵션을 물었으나 격추 시 민간인에 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군 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고도 풍선은 냉전 시기부터 사용돼 온 정찰기구로 중국은 이전에도 몇 차례 미국에 정찰 풍선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정찰 풍선은 과거보다 오래 (미국) 상공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5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대응을 시험하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 의회는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중국의 뻔뻔한 주권 무시는 반드시 대응해야 하는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