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내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다.”
미국프로농구(NBA) 감독 역대 최다승(1335승)에 빛나는 돈 넬슨 전 골든스테이트 감독(82·미국)은 2년 전 이런 말을 꺼냈다. 주어가 없는 막연한 바람이 아니었다. 넬슨 전 감독은 정확히 그레그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73·미국·사진)을 지목하며 “그가 내 기록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넬슨 전 감독의 바람이자 예언이 단 1승 앞으로 다가왔다. 8일 포포비치 감독이 이끄는 샌안토니오는 미국 텍사스주 AT&T센터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LA 레이커스를 117-110으로 꺾었다. 디존테 머리가 26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승리로 포포비치 감독은 넬슨 전 감독이 기록한 통산 1335승(693패) 대기록과 같아졌다.
포포비치 감독은 1996∼1997시즌부터 샌안토니오의 사령탑을 맡았다. 감독이 된 이듬해 1997∼1998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22시즌을 연달아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이끌었고, 그 사이 구단은 다섯 차례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세 차례 ‘올해의 감독’에 이름을 올린 그는 지난달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1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포비치 감독과 넬슨 전 감독의 역사를 보면 ‘청출어람’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넬슨 전 감독은 1992∼1993시즌 골든스테이트 감독으로서 포포비치를 코치로 발탁해 두 시즌간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었다. 넬슨 전 감독은 2398경기에서 1335승(1063패)을 거둬 승률 55.7%를 기록한 반면 포포비치 감독은 통산 2028경기를 지휘하며 1335경기를 챙기면서 승률이 65.8%에 달한다. 포포비치 감독은 넬슨 전 감독이 1976∼1977시즌부터 사령탑에 올라 30년간 쌓은 1335승 기록을 26년 만에 따라잡았다.
포포비치 감독은 10일 토론토와의 맞대결에서 NBA 역대 단독 최다승에 도전한다.
강동웅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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