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원치않아… 일부 철군” vs 바이든 “러시아군 철수 검증 안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한) 러시아군의 철수가 검증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은 지금도 명백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부 병력이 철군했다고 밝힌 데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침공 위협이 여전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연설에서 “아직 우크라이나 국경에 러시아군 15만 명이 둘러싸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여전히 매우 위협적인 태세”라고 말했다. 당초 13만 명으로 추산했던 국경 집결 러시아군 규모가 오히려 15만 명까지 증강됐다고 공개하며 푸틴 대통령의 철군 주장이 기만 작전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부상자를 치료할) 야전 병원을 세우고 있다”며 “이는 침공 준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외교를 지속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우리는 외교가 성공을 거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 긴장에 대한 외교적 논의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바이든, 푸틴 대통령 모두 협상 의지를 내비친 만큼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미-러가 치열한 외교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제노사이드(인종학살)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해 충돌의 새로운 불씨로 떠올랐다. 서방이 강하게 반대하는 이곳의 독립을 러시아가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분쟁 중인 지역이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