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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수괴 제거…사살경고에 가족과 자폭

Posted February. 05, 2022 08:25,   

Updated February. 05, 20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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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현지 시간) 미군 특수부대에 제거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사진) 제거 작전의 긴박했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알쿠라이시는 줄곧 가족, 같은 건물에 사는 어린이 등을 ‘인간 방패’로 삼아 미국의 공격을 피해왔고 이로 인해 이번 작전에서 민간인 피해 또한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경 미군 특수부대 수십 명을 태운 3대의 헬리콥터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아트메흐 마을에 도착했다. 알쿠라이시는 올리브나무로 둘러싸인 3층짜리 단독주택의 3층에 은거했고 2층에는 IS 간부가 살고 있었다. 1층에는 IS와 관련이 없고 알쿠라이시의 존재도 몰랐던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었다.

 당시 미군은 주택을 바로 공격하지 않고 확성기를 통해 수차례 “여성과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라”고 경고했다. 이후 총성과 폭발음이 오갔고 알쿠라이시는 아내 및 두 자녀와 자폭해 숨졌다. 2층의 IS 간부 또한 아내와 함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이 끝나고 현장에 응급 요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일부 주민이 대피했음에도 어린이 6명,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13명이 숨진 상태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테러범이 세계 어디에 숨더라도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테러범에게 ‘너희를 쫓고 찾아낼 것’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알쿠라이시를 두고 “가족의 생명도 아랑곳 않고 전임자가 그랬듯 가족을 데리고 갔다”고 비난했다. 알쿠라이시의 전임자였던 아부바크르 알바그다디 또한 2019년 미군의 공격에 가족과 자폭을 택했다.

 미 백악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참모들과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미 최초의 여성 부통령임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의 바로 옆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점, 참석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아프가니스탄 철군 혼란 등으로 비판받은 바이든 행정부가 모처럼의 대외 성과를 강조하고 지지율 하락세를 모면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