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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칠공예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Posted December. 30, 2021 08:28,   

Updated December. 30, 202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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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이 9.8cm, 높이 2.7cm, 무게 50g에 불과한 작은 크기의 공예품에 국화와 넝쿨무늬 장식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 영롱한 빛깔의 조개껍질 조각과 구리 등 금속선을 이용해 만든 장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표면에는 옅은 검은색의 광택이 나는 투명한 막이 덧씌워져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해온 ‘나전 대모 칠 국화 넝쿨무늬 합’(사진)이다. 고려 12세기에 만들어진 이 칠기는 전 세계에 3점만 남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년 3월 20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칠, 아시아를 칠하다’ 특별전을 연다. 전시에서는 아시아 각지의 다양한 칠공예 기법을 살펴볼 수 있는 칠기 263점을 선보인다. 옻칠은 옻나무 수액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사용해온 천연도료다. 방수, 방충 등 물건의 내구성을 높일 뿐 아니라 특유의 광택으로 공예품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국내 칠기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칠기도 전시된다. ‘칠 새와 구름무늬 접시’를 통해 옻칠을 여러 겹으로 덧바른 뒤 그 위에 조각칼로 무늬를 새기는 중국의 ‘조칠(彫漆)’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옻나무에서 옻칠을 채취하고 정제하여 도료로 만드는 데는 수개월이 소요되는 칠공예를 통해 단단하고 다채로운 아시아 칠공예의 세계를 만나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