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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배구장 짓고 싶어…설계도 품고 다니는 다우디

고국에 배구장 짓고 싶어…설계도 품고 다니는 다우디

Posted November. 03, 2021 08:34,   

Updated November. 03, 20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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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간다 남자 배구 대표팀은 9월 7일부터 14일까지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2021 아프리카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우간다는 이전까지는 이 대회 출전 경력이 ‘제로(0)’인 나라였다. 우간다 출신인 다우디(26·한국전력)는 이 대회 득점 1위(141점)를 기록하며 팀을 5위로 이끌었다.

 다우디 물롱고 우간다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이 대회가 끝난 뒤 다우디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그저 다우디가 이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기 때문이 아니다. 다우디가 우간다 대표팀이 이 대회에 출전하는 데 필요한 이동과 숙박 등 모든 경비를 혼자 부담했기 때문이었다. 다우디는 우간다 배구 선수 가운데 최초로 프로 선수가 된 주인공이기도 하다.

 다우디는 원래 이 대회를 마친 뒤 터키 리그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때 한국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식이 날아왔다. 한국전력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로 그를 영입하고 싶다는 제안이 온 것.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이란 출신 사닷(19)과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국제 대회 참가 문제로 갈등을 빚던 끝에 결국 그를 놓아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이전 두 시즌 동안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다우디를 영입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다우디는 다시 한국 땅을 밟으면서 설계도 한 장을 가지고 왔다. 실내 배구장을 지을 수 있는 설계도다. 다우디는 “우간다에는 아직 실내 배구장이 없다. 이 도면을 가지고 다니면서 늘 마음을 다잡는다. 언젠가 한국에 있는 것처럼 멋진 배구장을 꼭 짓고 싶다”며 “한국에서 뛰면서 번 돈으로 이미 배구장을 지을 땅은 사 둔 상태”라며 웃었다. 다우디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 그 자체인 것이다.

 사실 다우디뿐만이 아니다. ‘쿠바 폭격기’ 레오(31·OK저축은행) 역시 한국을 잊지 못해 7시즌 만에 다시 V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이제 레오는 삼성화재에 몸담았던 2012∼2015년처럼 상대 코트에 융단 폭격을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득점과(113점) 서브(세트당 0.563점)에서 3위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