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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대 62

Posted October. 12, 2021 08:30,   

Updated October. 12, 20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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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마지막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그간 경선 추세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었다. 28.3%의 참패, 62.37%의 대승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둘 다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지었을 정도다. 사실상 이 지사의 대선후보 확정 선언만 남은 상황에서 나온 ‘28 대 62’의 투표 결과는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한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마저도 큰 불신을 안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우선 일반 국민과 일반 당원이 참가한 투표에서 81.39%에 달하는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1,2차 선거인단은 각 캠프가 사활을 걸고 모집한 ‘조직 영끌’의 측면이 강했다면 경선 막바지 모집한 3차 선거인단은 ‘개별 참여’ 비율이 훨씬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24만8880명이 참여했다. ‘대장동 민심’이 뒤늦게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2차 선거인단 투표 때만 해도 대장동 이슈는 언론의 의혹 제기 수준에 머물렀지만, 3차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상황이 급변했다. 한동안 수사에 미적대던 검찰이 2일 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 대장동 사업 실무 총책을 맡았던 유동규 씨를 전격 구속한 것이다. 뇌물수수와 배임 혐의였다. 특히 민간 사업자의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화천대유 측에 4040억 원의 과도한 배당금이 돌아가도록 하고,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가 영장에 적시됐다.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이자 최종 관리 책임자인 만큼 검찰 수사의 칼날이 이 지사를 향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범여권 지지층 사이에 확산된 것이다.

 6일부터 시작되는 3차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이 지사는 “유 씨는 측근이 아니다” “한전 직원이 뇌물 받으면 대통령이 사퇴하느냐”며 꼬리 자르기 식의 태도를 보였다. “대장동 사업은 성공한 개발 사업으로 칭찬을 받아야 한다” “국민의힘이 도적 떼다”고 역공을 펼쳤다. 그러나 이 같은 태도가 오히려 국민 불신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누가 봐도 대장동 사건의 본질은 왜 민간 사업자에게 천문학적인 수익이 넘어가도록 이익 배분 구조를 설계했는지 여부다. 본질적인 질문엔 답하지 않고 사업 실무 총책을 ‘일개 직원’이라고 강변했으니 신뢰가 추락한 건 당연하다. 

 이 지사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을 근거로 대장동 게이트를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규정했지만 국민은 사건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이 지사는 “겸허하게 열심히 하라는 회초리로 받아들인다”면서도 “야당의 선동이나 일부 가짜뉴스, 이런 것 때문에 영향이 없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고 했다. 이런 식으론 대장동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