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부산, 인천, 서울…대형 페스티벌 ‘10월 기지개’

부산, 인천, 서울…대형 페스티벌 ‘10월 기지개’

Posted October. 04, 2021 08:27,   

Updated October. 04, 2021 08:27

日本語

 팬데믹으로 인해 성수기인 여름에 열리지 못하고 연기된 대형 음악축제들이 이달에 기지개를 켠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2주간 연장된 수도권에서는 형식과 장소가 바뀌거나 연기, 취소되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사진)이 2일 출발선을 끊었다. 크라잉넛, 세이수미 등 출연진 절반은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특설무대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시거레츠 애프터 섹스(미국), 해서웨이 등 나머지 팀은 미리 녹화한 영상을 내보냈다. 예년 같으면 수천, 수만 명이 운집했을 무대 앞에서는 사전에 모집한 현장 관객 452명이 띄엄띄엄 돗자리를 깔고 앉아 조용히 박수를 치는 광경이 이채로웠다. 부산은 그나마 거리 두기 3단계라서 일부 현장 관람이 가능했다.

 야외공연을 불허하는 4단계의 수도권에서는 오랜 기간 준비한 축제가 엎어지기도 한다. 매년 수만 명이 찾는 가을 대표축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당초 하루 4000명으로 관객을 제한해 16, 17, 23, 24일 올림픽공원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1일 공연 취소를 알렸다.

 이달 9∼11일로 예정된 경기 가평 자라섬재즈페스티벌(나윤선, 선우정아, 조응민 등 출연)은 다음 달 5∼7일로 일정을 옮겼다. 페스티벌의 인재진 총감독은 “잔디마당을 지정좌석제로 운영해 관객 수를 제한할 것”이라며 “11월 자라섬의 밤 기온이 낮은 만큼 축제 시간표를 3시간 정도씩 당겨 오후 6시에 일정을 끝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 서울숲재즈페스티벌(루시드폴 이선지 등 출연)은 16, 17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30, 31일로 2주 미뤘다. 이 공연도 시작과 종료 시간을 두 시간 당겨 추운 밤 날씨에 대비하기로 했다.

 야외에서 실내로 무대를 옮긴 공연도 있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멜로망스, 소란 등 출연·23, 24일)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야외무대를 잡았지만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홀로 장소를 바꿨다.

 다리가 무거운 안방 관객들이 즐길 만한 비대면 콘서트도 있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윤상, 이날치, 이승환 등 출연)은 9, 10일 유튜브에서 전체 공연을 무료로 보여준다. 월드 DJ 페스티벌(9∼11일)은 중구 장충체육관 유료 대면 콘서트를 100% 비대면 무료 공연으로 돌렸다. 유튜브와 네이버 나우뿐만 아니라 U+VR로도 볼 수 있다.

 고사 위기에 몰린 공연업계에서는 한숨 소리가 들린다. 한 대형 축제 관계자는 “주말과 연휴를 맞아 나들이객이 몰리는 식당과 관광지를 보면 참담하다. 방역대책을 이중 삼중으로 세우며 1년간 준비한 축제를 무료, 비대면으로 돌리는 심정이 무겁다”고 말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