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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美도운 통역관 형제에 ‘사형 서신’

탈레반, 美도운 통역관 형제에 ‘사형 서신’

Posted August. 25, 2021 08:29,   

Updated August. 25, 20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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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단체 탈레반이 한 아프간 남성과 미국 통역관인 그의 형제에게 세 통의 통지문을 보내 사형을 선고했다고 CNN이 23일 보도했다. 탈레반이 겉으로 “서구 조력자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조직적인 보복과 탄압을 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탈레반은 손글씨로 작성된 첫 통지문에서 이 남성을 향해 “당신은 미국인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미 통역관인 당신의 형제에게 정보를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손글씨로 쓴 두 번째 통지문에는 형제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탈레반은 타이핑한 세 번째 통지문에서 “침략자에 대한 복종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거부하고 재판 출석 요구도 무시했다”며 “사형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법원의 결정은 최종적이며 거부할 권리 또한 없다”고 주장했다.

 통지문은 아프간 최대 언어인 파슈토어로 작성됐으며 최근 3개월 사이에 연달아 날아들었다. CNN은 두 사람과 가족이 직면한 위협을 고려해 이들의 이름과 주소 등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앞서 탈레반은 17일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역가 등 서방 국가를 위해 일한 모든 사람을 사면할 것”이라면서 “어떠한 보복 행위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등은 탈레반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에 협력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지인을 명단까지 만들어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명단에 오른 사람들에게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들을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살해하거나 체포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성호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