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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최고권력자 누구냐… 갑론을박 혼선

Posted May. 03, 2021 08:15,   

Updated May. 03, 202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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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63)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46) 중 누가 EU 최고권력자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6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7)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상석 의자 대신 ‘소파’를 제공한 소위 ‘소파 게이트’ 사건 후 논란이 더 뜨겁다. 2009년 유럽의회 권력을 강화한 ‘리스본 조약’ 발효 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영향력과 입김이 세지면서 양측 갈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각각 2019년 11월, 같은 해 12월부터 재직하고 있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미셸 의장은 줄곧 불협화음을 빚었다. 두 사람은 매년 1월 이스라엘에서 열리는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행사에 각각 화환을 보냈고 리비아 내전, 이란 핵문제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성명도 따로 발표했다. 지난해 초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방문할 때도 각각 EU 대표 자격으로 찾아 에티오피아 당국이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

 EU 집행위원회는 1958년 출범했다. 이후 집행위원장은 오랫동안 사실상의 ‘유럽합중국 대통령’으로 평가받으며 EU를 대표했다. 임기도 5년에 달한다. 하지만 2009년 리스본 조약 발효로 EU 27개 회원국 정상이 3년 임기의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선출하기로 하면서 집행위원장 ‘원톱 체제’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영국이 떠난 EU를 양분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자존심 싸움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독일 국방장관 출신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지지를 받고 있다. 벨기에 총리 출신으로 프랑스어가 모국어인 미셸 의장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다. 룩셈부르크 출신인 장클로드 융커 전 EU 집행위원장은 2017년 유럽의회 연설에서 “집행위원장과 상임의장 직을 합쳐야 한다”고 일찌감치 주장했다. 터키 외교부 또한 지난달 28일 “소파 게이트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EU 내부 정쟁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