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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최다 골 SON,인종차별 악플세례

Posted April. 13, 2021 08:27,   

Updated April. 13, 20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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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29·토트넘)도 인종차별의 덫을 피하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1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안방경기에서 0-0으로 맞선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었다. 이날 골은 정규리그 14호 골로 2016∼2017시즌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득점과 같다. 토트넘은 1-3으로 역전패했다.

 기분 좋은 기록을 달성했지만 경기 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특히 인종차별적 댓글이 많았다. 이날 전반 33분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가 손흥민과 공을 다투다 폴 포그바에게 패스했고, 이 공은 다시 에딘손 카바니에게 연결돼 골로 이어졌다. 하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맥토미니가 손흥민을 따돌리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때렸다며 반칙과 함께 골 취소를 선언했다. 

 맨유 팬들은 반칙이 아닌데 손흥민이 할리우드 액션(반칙을 유도하기 위한 과장된 행동)을 취해 반칙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화가 난 맨유 팬들은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들에 “DVD나 팔아라”, “손흥민은 한국 드라마 배우”, “개나 먹어라” 등 경기 내용과 상관없는 욕설과 인종차별적 댓글을 달았다.

 손흥민에 관해 양 팀 감독도 설전을 벌였다. 올레 군나르 솔셰르 맨유 감독은 “내 아들(SON)이 상대에게 얼굴 한 대를 맞고 3분을 누워 있다 다른 10명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다면, 나는 그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에게 올레 감독보다는 더 나은 아버지가 있어 다행이다. 아버지는 자식이 무슨 일을 하든 먹여 살려야 한다. 자식을 위해 도둑질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반응에 토트넘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늘 그렇듯이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 공격을 받았다. 구단은 EPL과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찾을 것이다. 우리는 손흥민 편이다”라고 밝혔다.

 공식 성명에서 ‘늘 그렇듯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최근 EPL에서 인종차별적인 상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2일 “올 시즌 더 많은 남녀 축구선수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시티의 라힘 스털링(자메이카), 더비카운티의 콜린 카짐리처즈(터키), 세네갈 출신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 등이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당했다. 리버풀 여자 축구팀의 린솔라 바바지데(나이지리아)는 SNS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적 댓글까지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과 선수들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 플랫폼들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영국 2부 리그 스완지시티 등 일부 구단들은 일주일간 팀 차원에서 SNS를 사용하지 않는 보이콧에 들어갔다. 손흥민과 팀 동료 델리 알리 등도 일주일 동안 SNS 보이콧에 동참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