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달 공개한 첫 전용 전기차 ‘EV6’(사진)가 사전예약 첫날 하루에만 올해 판매 목표의 1.5배 이상을 채웠다.
기아는 지난달 31일 자사 홈페이지와 전국 영업점을 통해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이날 하루에만 2만1016대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기아의 올해 EV6 국내 판매 목표(1만3000대)를 162% 초과한 건 물론이고 기아의 역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사전계약 첫날 최대 수량이기도 하다. SUV 중 이전 최고 기록은 2019년 11월 4세대 쏘렌토가 가진 1만8941대였으며 기아 전체 중에선 지난해 7월 레저용 차량(RV) 4세대 카니발의 2만3006대다.
EV6의 흥행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2월 말 사전계약 첫날에만 2만3760대로 그룹 전체 신기록을 갈아 치운 ‘아이오닉5’와 함께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전기차 시장을 열게 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가 1만1000여 대 판매된 미국 테슬라의 세단 ‘모델3’였던 걸 감안할 때 현대차, 기아의 ‘쓸 만한 전기차’를 기다려온 잠재 수요 또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아이오닉5와 EV6의 모든 사전예약 신청자가 연내 차를 받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기아의 전용 전기차 생산이 초기 단계로 생산 공정이 안정화되지 않은 데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2분기(4∼6월)까지 극심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