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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시즌 2로 가는 박범계 법무장관의 첫 검찰 인사

추미애 시즌 2로 가는 박범계 법무장관의 첫 검찰 인사

Posted February. 08, 2021 08:10,   

Updated February. 08, 20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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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계 법무장관은 7일 검사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취임 후 첫 인사를 단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 지휘의 권위를 잃었다’며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이중근 대검 형사부장도 유임됐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과 자리를 바꿨을 뿐이다. 현 정권 수사를 방해하는데 앞장선 추미애 전 법무장관 라인 검사장들이다. 추미애 시즌 2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검찰 인사 때마다 윤 총장과의 협의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인사를 단행해 논란이 일었다. 박 장관은 ‘윤석열 총장 패싱’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인사제청 전에 윤 총장을 두 번 만났다. 인사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협의를 위해 만나는 장면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도 박 장관은 두 번째 만남 직후 전례 없이 사진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냥 만나기만 했을 뿐이며 사진 공개는 보여주기용이었음이 이번 인사로 확인됐다.

 검찰청법은 장관이 총장의 의견을 검찰 인사에 반영해온 오랜 관례를 협의 규정으로 명문화했다. 장관도 총장도 대통령에 의해 직접 임명되는 자리로 두 사람은 통상적인 상관-부하의 관계에 있지 않다. 그래서 검찰 인사는 장관과 총장이 사전에 협의해서 해야 하고, 장관은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를 가능한 삼가야 하는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이런 절차와 관행을 지키지 않아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사태를 빚었다. 박 장관이 그 전철의 첫 단계를 가고 있다.

 인사는 업무의 성패에 대한 평가와 보상이라는 일반적 기준에서 봐도 이번 인사는 공정하지 못하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해준 최강욱 열린우리당 대표에 대한 수사팀의 기소 결재 요구에 응하지 않아 총장의 지시로 가까스로 기소가 이뤄진 사실이 최 대표 1심 유죄 판결문에서 드러났을 정도다. 이 지검장이 총장의 지시만 따르지 않는 것이라면 장관이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그 자리에 앉혔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부하들의 성실한 수사에 기초한 기소나 불기소 요구까지 깔아뭉개 아래로부터의 신뢰까지 상실했는데도 그 자리에 계속 남아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