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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앞 캠핑카 안에선 무슨 일이?

Posted November. 28, 2020 09:15,   

Updated November. 28, 2020 09:15


 이달 중순 전국실업역도연맹회장배가 열린 강원 양구군 용하체육관 앞에는 대회 기간 내내 ‘캠핑카’ 한 대가 있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스포츠과학원)이 ‘찾아가는 심리지원’ 서비스를 위해 개조한 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을 했던 선수들은 자유롭게 캠핑카를 찾아 마음의 위안을 안고 돌아갔다.

 코로나19로 도쿄 올림픽은 1년 연기됐다. 3월에는 엘리트스포츠의 산실인 충북 진천선수촌이 선수들을 내보냈다. 최근 제한적으로 입촌을 허용했지만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라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선수가 방황하고 있다. 예전처럼 안정된 환경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니 불안해하는 선수가 크게 늘었다. 스포츠과학원이 5월 사격, 수영 등 15개 종목 228명의 남녀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선수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훈련 장소 없이 스스로 훈련하는 것(49%)을 꼽았다. 대상자의 12%는 우울해졌다고 응답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선수들에 대한 각종 과학 데이터를 수집하고 훈련법 등을 제공해온 스포츠과학원이 각종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핵심은 진천선수촌이나 스포츠과학원이 있는 서울 태릉을 방문하지 않고도 선수들이 과학적인 훈련을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찾아가는 심리지원도 그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심리상담 서비스를 해오던 스포츠과학원이 얼굴을 맞대고 상담할 수 있는 ‘대면’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방역을 갖춘 캠핑카 운영에 나선 것이다. 역도연맹회장배 대회에서 심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서희엽(28·수원시청)은 “코로나19로 이동 자체가 부담스러웠는데 대회 현장에서 안전하게 스포츠과학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상담을 통해 그동안의 고충을 훌훌 털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과학원은 코로나19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하에 ‘위드 코로나’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의 주도하에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각종 훈련영상 등을 보급하고, 선수들의 훈련 현장을 돌며 자료를 수집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김태완 스포츠과학밀접지원팀장은 “가상현실(VR) 등 활용 가능한 과학을 스포츠와 활발하게 접목해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훈련 부족으로 기량이 처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